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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것과 성적인 것
뱀파이어 영화를 좋아하는가? 10대 때 우연히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라는 영화를 보고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가 뱀파이어를 연기했고, 10대 소녀의 눈에 뱀파이어의 모든 것은 에로틱하게 비춰졌다.
피라는 요소도 매우 섹슈얼하다.
인체의 여러 곳에 존재하는 정신적 힘의 중심을 이룬다는 차크라는 정수리와 척추를 따라 존재하는데, 7개가 명상과 신체 수련에서 중요시된다. 실제로 엉덩이 부위의 척추 바닥에 위치한 1번 뿌리 차크라(물라다라)의 상징적 색은 빨강이며 후각과 관련있다. 뱀파이어가 흡혈하는 모습은 기괴하나 어떤 면으로는 매우 섹슈얼하며, 스크린 가득 피를 빨리며 죽어가는 사람의 모습은 마약성 물질을 통해 엑스터시를 경험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다.
영적 수행자들은 고차원의 영적 수행 끝에 해탈, 혹은 경지에 이르는 순간 극강의 엑스터시를 경험한다고 한다. 뱀파이어는 흡혈을 통해 공여자에게 오르가즘, 조이 또는 엑스터시를 경험케 하는 것이 아닐까? 에너지 교환의 관점에서 본다면, 흡혈 대상을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영적 도구 혹은 스승인 것이다. 성적인 것과 성스러운 것 사이의 딜레마는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에게 섹스는 언제나 부끄럽고 두루뭉술하게 흘러가길 바란 무언가였다. 매번 연애에서 그것을 염두하면서도 정작 만나자마자 상대가 바로 섹스를 어필하면 서운해지면서 단호해졌고 노골적이지 않게 허울좋은 A, B, C가 잠자리 전에 수반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성은 영성과 不二라고 말하면서도 나의 섹슈얼리티는 스스로 누추하게 취급하고 적절한 맥락을 눈치 보게 만들었으며 주인공의 자리에 당당히 세우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신성한 의례를 준비하듯, 섹스를 준비한다면 어떨까. 마음을 열기 위해 서로에 대해 깊이 묻고 공유하며 세심하게 D-day를 준비하는 거다. 상상만 해도 간지럽고 부끄러우면서도 약간 두렵기도 할 테지만 한편으론 한번도 가운데 자리에 놓지 못했던 섹슈얼리티를 주인공 자리에 놓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따뜻하게 박수 쳐주는 느낌이지 않을까.
여태 가져본 적 없었던 이런 발상은 내게는 매우 신선하다.
상호 충만한 섹스를 위함이라는 대전제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는 사회, 문화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해도 이상하게 몸이 달뜬다. 성적인 대화가 아니어도!
경건하고 조심스럽고... 그래, 매우 섬세하고 다정하게 섹스를 준비하고 맞춰본 적이 없었다. 상상만으로도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다.
내가 단지 내 모습으로 존재해도 될 것 같은 느낌.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 잠자리에서 해왔던 굳어진 역할연기를 안 할 것 같은 예감.
고대 인도에서 비롯된 탄트라 수행은 성 에너지를 단순한 육체적 쾌락의 차원에서 벗어나 삶의 창조적이고 영적인 힘으로 바라본다. 이 에너지를 몸 전체로 확산시키고, 나아가 의식과 연결하여 더 깊은 치유와 깨달음,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섹슈얼리티 안에서 모든 에고를 내려놓고 단지 온전한 나로서, 상대로서 존재하길 바란다.
서로의 통로를 열고 연결되어 마침내 서로의 뮤즈로 우뚝 서길 의도한다. 단순한 성적 상대가 아닌, 서로에게 영감을 전달하고 치유와 성장을 돕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섹스가 공허나 집착, 열등감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 인생을 보다 관대하게 다루고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기회가 되길. 아주 오랫동안, 이것이 탄트라 수행이지 않을까.
◈황선영 (섹슈얼리티 커뮤니케이터)
스미다 인식전환교육연구소,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 성교육 및 성인지교육 전문강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성에 대해 글 쓰고 이야기하고 강의하는 사람.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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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자녀와 스마트하게 대화하세요~!
부모와 이야기를 잘 나누던 아이도 사춘기에 접어들면 또래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며, 자연스럽게 대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 청소년 시기의 자녀는 품에 안고 있기에는 버거우면서도 놓아주기에는 걱정되는 존재일 수 있다. 이 시기에 열린 대화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소통을 하는 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자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마트(SMART) 한 대화법을 활용해 보자.
S: Specific (구체적으로 대화하라)
자녀와의 대화에서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애매하거나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보다는 “네가 늦게까지 연락 없이 밖에 있으면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고 불안해”라고 표현하면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M: Meaningful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라)
대화의 시간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녀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자녀의 생각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가 진심으로 부모에게 공감받는다고 느낄 때, 더 깊은 대화가 가능해지고, 추후에도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A: Affirmative (긍정적인 반응을 먼저 보여라)
아이와 의견이 다를지라도, 먼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라.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더라도 그 말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용해 주도록 하라.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 같은 말로 아이의 생각을 인정해 주자. 그러면 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이후 부모의 의견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R: Reality (현실적인 규칙을 만들어라)
의욕이 앞서다 보면 지키기 어려운 것들을 약속하는 경우가 있다. 지키기 어려운 규칙을 세우면 오히려 규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진다. 처음부터 열정만 내세우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설정하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보다는 "하루 30분씩 집중해서 공부해 보자"처럼 실천 가능한 규칙을 정하여 성취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고 더 큰 목표에 도전할 동기가 생긴다.
T: Time-limited (마감 기한을 정하라)
중요한 대화일수록 즉각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우리 3일 뒤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처럼 기한을 정하면, 서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단, 너무 길게 미루면 대화의 기회를 놓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점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의 핵심은 통제가 아닌, 사랑과 존중,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과정이다. 부모가 먼저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때, 부모와 자녀 간의 사이는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조은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컨설팅 박사 수료중이며, ㈜타임 교육이사,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상임이사, 한국평생교육융복합학회 상임이사, ㈜타임커뮤니케이션 대표와 ㈜타임 교육이사로 다년간 초, 중등 학생과 부모 교육을 해오고 있다.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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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학습코칭의 시대입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시대에서 역량을 키우는 시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단순한 암기와 반복 학습으로는 성공적인 학습자가 될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보를 단순히 기억하는 능력보다는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학습코칭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고 자신의 학습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
특히, 학습코칭에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역량을 길러야 한다.
1) 인지 역량: 정보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깊이 있는 이해와 효율적인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2) 동기 역량: 자신의 의지(will)를 가지고 학습에 대한 내적 동기를 높여 학습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힘이다.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3) 사회정서 역량: 감정을 인식, 표현, 조절하며 타인과 협력하는 능력이다. 학습 과정에서 친구나 교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4) 행동 역량: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능력이다. 효과적인 공부 습관과 자기 시간 관리 등 자기조절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 학습자의 자기조절학습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는 학습코칭
학습코칭에서는 학생이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며, 피드백하는 모든 과정(PDS, Plan Do See)에 대한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ing)의 역량을 갖도록 지도한다. 이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것을 넘어, 평생 학습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자가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ing)의 태도를 기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학습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학습코칭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이를 보완하는 전략을 스스로 찾아가는 힘을 기르게 된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 변화: 코치로서의 전환
미래 교육에서 부모와 교사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이제 교사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치(coach)가 되어야 한다. 이는 부모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공부하는 방식을 통제하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때 "왜 못했니?"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어떤 점이 어려웠니?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아이가 자신의 학습 과정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유도하며, 궁극적으로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학습코칭이 만들어가는 교육의 미래
앞으로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문제 해결력, 자기조절력, 협업 능력을 요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가 학생의 학습 여정을 함께하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 학습 역량 기반 학습코칭은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학습의 즐거움을 찾으며, 평생 학습자로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방법이다.
결국, 교육의 미래는 더 이상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과정’으로 변화해야 한다. 학습코칭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을 스스로 조절하고, 실패 속에서도 성장하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될 것이다. 이제 교육은 ‘티칭(Teaching)’이 아닌 ‘코칭(Coaching)’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최원미(블로그 blog.naver.com/wonmi282kr)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중으로 한국학습코칭전문가협회(KLCA) 이사.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이사, 한국평생교육융복합학회 상임이사를 역임중이며 현재 ㈜교담 인재개발원 책임연구원, 파트강사로 학습역량기반 학습코칭전문가과정(민간자격증)을 진행 및 강의 하며, 학습코칭 관련 학교 및 여러 기관에서 다년간 부모 교육을 하며 학부모님들과 소통하는 Edu-Communicator로 활동하고 있다.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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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소통의 열쇠 MBTI "중장년, 당신의 MBTI 유형은 무엇인가요?'
캠퍼스의 3월은 자기소개의 달이다. 지난 한주동안 대학 강의실에서 신입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키워드로 자기소개하기’ 미션을 부여하자 학생들은 이름을 말한 뒤 자연스럽게 MBTI 유형을 밝혔다. "저는 INTP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처음에는 말을 잘 못 거는 편이라 저에게 먼저 다가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ENFJ예요. 지금은 처음이라 조심하고 있지만 조금 지나면 엉뚱한 매력을 발산합니다"라며 저마다 자신의 MBTI 유형에 덧붙인 자기소개를 했다. 유형을 언급하자 며칠 동안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나와 같은 유형이네’ 하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이제 MBTI는 젊은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사람의 성격을 에너지의 방향, 정보수집 방법, 의사결정 기준, 생활양식등 네 가지 기준을 통해 분류하는 성격 유형 검사다.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의 조합으로 총 16가지 유형이으로 구분된다. MBTI는 단순한 성격 테스트가 아니라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 칼융의 이론을 근거로 만들어진 성격검사 도구이다. 개인의 성격특성을 짧은 시간안에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소통 방식과 문제 해결 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TV 예능에서도 출연자에게 "MBTI가 뭐에요?"라고 묻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대학가에서는 친구를 사귈 때도, 팀 프로젝트를 할 때도 MBTI 유형을 먼저 확인하며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반적인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중장년층에게는 이러한 문화가 아직 낯설다.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MBTI를 따지는 거야?"라고 의아해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MBTI에 대한 호불호를 따질 때가 아니다. MBTI를 모르면 젊은 세대와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중장년층은 MBT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MBTI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퇴직 후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이들에게 MBTI는 가족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MBTI 유형이 뭐니?” 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긴 시간 대화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MBTI 유형의 특징을 활용하면 서로의 성향을 존중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정형(F)인 자녀에게 논리적으로만 조언하기보다는 공감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내향형(I) 배우자가 조용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당신의 MBTI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이 되고 있다. 이제 중장년층도 ‘MBTI 유형이 뭐에요?’ 라는 질문에 “ISTJ입니다.” “ESFP입니다” 등으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MBTI커뮤니케이터 소개
충남도립대학 교양과 외래교수
2006년 MBTI를 접한 후 2008년 MBTI 전문강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그후 약 20년간 MBTI를 일상에서 적용하고 있다. MBT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며 제대로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됨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공공기관, 기업, 대학 등에서 MBTI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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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대한민국의 진로
국제 정세와 대외 경제 환경의 변화
대외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시적으로 오는 4월 2일까지 유예는 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 인상한데 이어 또다시 10%까지 인상해 20%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10~25%의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로 우리나라 수출은 연간 최대 18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지출 증가는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8.4%로, OECD 평균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로 복지 지출이 2030년까지 GDP의 1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이 가져야 할 자세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들의 단합과 현명한 대응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그때마다 국민들의 합리적 소비, 금 모으기 운동 등 자발적 참여가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개인 차원에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에 동참함으로써 가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가정 내 에너지 절약 실천만으로도 월평균 전기요금의 15~20%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재테크와 직업 역량 강화에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와 함께 새로운 기술 습득을 통한 자기 계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으로서 정책에 대한 건설적 비판과 대안 제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감정적 대립이 아닌 합리적 토론 문화를 통해 정책의 질을 높이고,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정치권이 가져야 할 자세
정치권은 국민 생활과 경제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은 경제 위기 속에서 정책 공백과 사회적 비용만 초래할 뿐이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 건설·부동산 경기 안정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취약계층 지원 강화,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은 정파를 초월한 협력이 필요한 과제들이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 부담 완화를 위해 에너지 바우처, 주거비 지원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취약계층의 에너지 빈곤율이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이에 대응하는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 대외적으로는 통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자유무역 질서를 지키기 위한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무역 장벽에 대비한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난 극복을 위한 방향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책과 함께 장기적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과 어려움을 겪는 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시급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한 취약계층 지원 확대, 건설업 위기에 따른 일자리 안전망 강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유동성 지원 등이 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개편과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녹색 산업,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들의 성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의 창의력과 혁신을 끌어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성장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한다. 대한민국은 과거에도 수많은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왔다. 1960년대 가난의 위기에서 산업화의 기적을, 1997년 외환위기에서 경제 체질 개선을, 2008년 금융위기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낸 것처럼 말이다. 현재의 경제난 역시 우리의 결집된 의지와 지혜로 극복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절약과 혁신으로, 정부와 정치권은 책임 있는 정책과 협력으로,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이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3월의 봄바람처럼,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롭게 피어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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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의미와 우리의 길
어느덧 3월이 왔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물러가고, 얼어붙었던 대지가 기지개를 켜듯 따스한 봄기운이 서서히 퍼져나간다. 3월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다. 긴 겨울을 견디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 시기이며, 역사적으로도 대한민국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달이다. 삼일절이 자리한 이달은 민족의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되새기는 시기이며, 동시에 새 학기가 시작되고 경제와 사회의 본격적인 활동이 재개되는 출발선이기도 하다.
그러나 2025년의 3월은 그리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적 혼란, 경제적 불안, 국제 정세의 급변 속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국민들은 혼돈과 불안 속에서 길을 찾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현실과 국민이 가져야 할 자세
현재 대한민국은 여러 복합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극심한 대립과 분열이 계속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외교적 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3월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1919년 3월 1일,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외쳤던 독립의 함성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으며, 정치와 경제가 흔들릴 때도 국민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소모적인 갈등이 넘쳐난다.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나 반대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냉철한 판단과 행동이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치권의 혼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3월은 봄의 시작이다. 자연이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듯이, 우리도 새롭게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봄은 단순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계절이 아니다. 농부들이 땀을 흘리며 밭을 일구는 계절이고, 학생들이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는 계절이며, 기업들이 한 해의 본격적인 경영 전략을 가다듬는 계절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냉철한 태도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지혜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것은 결국 국민 개개인의 노력에서 비롯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난국을 이겨내는 지혜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며 성장해 왔다. 한국전쟁,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거대한 난관 속에서도 국민들은 단합했고, 결국 극복해 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 또한 냉철한 분석과 지혜로운 대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먼저, 정치권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쟁(政爭)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과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도 냉소적인 태도를 벗어나 건전한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글로벌 경제의 변동 속에서도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적극 활용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며, 기업과 정부, 노동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자세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근거 없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기보다,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월은 새출발의 계절이다. 힘들더라도 나아갈 길을 찾고, 함께 걸어가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희망을 품고 나아가자
3월은 새로운 시작의 달이다. 비록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경험과 지혜가 있다. 삼일절의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며, 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냉철한 판단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가 하나 되어 노력할 때, 3월의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시작이 될 것이다.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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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하는 건설업계 위기, 구조적 대응이 시급하다
한국 건설업계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국 곳곳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공사 중단, 미분양 증가, 그리고 건설사들의 부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위기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광역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건설업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 수는 전년 말 기준으로 7만173가구에 달했다. 특히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2만1,000여 가구로 이는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만 가구를 넘어섰다. 미분양 주택은 더 이상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고 그 피해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하는 수치로, 미분양 주택의 비율이 수도권 1만6,997가구로 전월보다 17.3%가 증가했고, 경기도에서만 2433가구가 증가해 1만2954가구에 달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1420가구가 늘어난 4,131가구 대구는 632가구가 증가한 8,807가구로 대구 울산이 최악의 미분양중심지가 되었다. 전국적으로 심각하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 원인에는 2021~2022년 동안 대규모 과잉 공급이 이뤄진 뒤, 2024~2025년에 집중적으로 준공되면서 발생한 시차적 수급 불균형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는 수요를 크게 위축시켰고, 그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발생한 공급 과잉의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재건축 사업장의 약 43.2%가 사업 지연 또는 중단 위험에 처해 있다. 건설원가 상승과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수익성 저하, 그리고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아 많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2024년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을 기준으로 138.7로 급등했다. 건설사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신고는 총 641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변보다 60건(10.3%) 늘어난 수치로 2005년 조사 시작 이후 최대치로 기록된다. 더욱이 올 1월 한 달 동안에만 58개 종합건설업체가 폐업신고를 했고, 전문공사업체까지 포함하면 330여 건에 달할 정도다. 신동아건설과 대저건설의 연쇄 부도 등 중견 건설사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여기에다 건설업계의 고용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2% 감소했으며, 특히 일용직 근로자는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과 신규 착공 감소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내수 위축과 경제적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건설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통해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한 5조 원 규모의 공적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함으로써 건설사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보증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보증료율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의 자구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을 조언한다. 일부 건설사들은 이미 환경·에너지 사업, 도시재생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도입을 통한 원가절감은 필수적이다. 건설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모듈화 공법이나 건설정보 모형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유효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인프라 수요가 많은 해외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은 위험 분산과 안정적 수익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건설업계의 인력운영 방식은 일용직 중심으로 고용 불안정성이 크다. 이는 기술 축적과 생산성 향상에 저해 요소가 된다. 고용 구조를 상용직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한국 건설산업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자구적 혁신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이번 위기는 한국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 친환경 건설, 품질 혁신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투자가 중요하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번 위기를 한국 건설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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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어린이 참극과 영아 유기 사건이 던져주는 교훈
최근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잔혹한 아동 살해 사건들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대전에서는 교사가 초등학생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고, 충남 서천에서는 2살 여아가 부모에게 방치되어 숨진 채 발견되는 비극이 일어났다. 이 사건들은 단순히 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거울이 되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이 상황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위기를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이 비극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아이들이 안전하지 않은 사회, 그 냉혹한 현실을 보아야 한다. 대전 사건은 교실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교사가 가해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었다. 서천 사건은 부모라는 이름 아래 가장 기본적인 책임마저 저버린 극단적 사례를 보여준다. 이 두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범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그리고 그 허술함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동 대상 범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7년 대구 어린이 유괴 살해 사건, 2006년 개구리 소년 사건, 그리고 최근의 거제 영아 살해 사건,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 등은 우리 사회가 아동 보호에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증명한다. 특히 최근에는 부모, 교사, 보육교사 등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범죄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윤리적 해이와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아동 범죄가 반복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흡하다. 아동학대와 살해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가벼운 형량이 내려지거나 감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범죄의 재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둘째, 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경찰과 복지기관이 연계하여 위험 아동을 보호해야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후에야 대응하는 것이 현실이다. 셋째, 정신적 문제를 가진 개인에 대한 관리가 부재하다. 극단적 범죄로 이어지는 정신질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 사회의 윤리적 해이와 개인주의적 사고가 팽배하다는 점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성과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사람들조차도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법과 제도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윤리적 위기를 보여준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첫째, 아동학대 및 살해범에 대한 형량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미성년자 대상 강력 범죄에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적용하는 등 강력한 처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의 '제시카법'처럼 아동 대상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둘째,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학대 의심 아동에 대한 추적 시스템을 강화하고, 학부모와 교사 대상의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개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필수적이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아동 보호는 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무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웃과 공동체가 아동의 안전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학대 의심 사례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정치권과 사회의 역할에 있어 더 이상의 미룸은 없어야 한다. 정치권은 이제 더 이상 정쟁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아동 보호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문제다. 복지 정책과 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반복하며 실효성 있는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정치권은 아동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미디어와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폭력적 콘텐츠가 난무하는 환경을 개선하고, 올바른 교육과 윤리적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교와 교육기관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감시와 예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대전의 참극과 서천의 비극은 우리에게 경고를 보낸다.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그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의 정비, 정신건강 관리 체계의 강화,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사회,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의 모습이다. 더 이상의 비극은 없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실천뿐이다.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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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서민경제,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
새해를 맞이하며 대한민국의 경제 현실은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이중고 속에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으며,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연쇄 도산, 건설경기 침체 등이 겹치며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경제 구조 변화는 전통적인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
위기의 서민경제, 그 실상은 참담하다. 오프라인 상권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의 급증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전통적인 소매업과 자영업자들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은 영세 사업자들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의 어려움이 두드러지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특히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으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추세다. 건설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건설산업의 침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된다. 건설업의 위기는 철강, 시멘트, 유리 등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지속되는 물가 상승이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서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물가 상승이 소득 계층별로 미치는 영향은 차별적이며, 특히 저소득층의 실질소득 감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 역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중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은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 처방이 아닌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우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컨설팅이 제공되어야 하며, 온라인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건설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양동 전략이 요구된다. 정부는 노후 인프라 개선, 도시재생 사업 등 공공투자를 확대하여 건설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동시에 민간 건설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 확충이 시급하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수급 관리와 유통구조 개선이 핵심이다. 농·축·수산물과 생필품의 수급 안정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통 단계별 마진 구조를 합리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도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미래를 위한 구조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단기 대책과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도 시급하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근도 요구된다. 단순한 고용 유지 지원을 넘어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노동시장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과 중장년층의 재취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고용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현재의 경제 위기는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 노동자, 그리고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특히 정치권은 이념적 대립을 넘어 경제 회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경제 구조의 변화는 우리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디지털 전환,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 산업구조 고도화,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대비, 휴머노이드 로봇 전략 등 중장기적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위기 극복을 위한 첫걸음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현재의 경제 위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지금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다.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202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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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왔다: 혹한을 이겨내는 대한민국의 저력
2월이 찾아왔다. 혹독한 한파와 기록적인 폭설이 지나간 자리에는 깊은 한숨과 기대가 교차한다. 새해 첫 달이 차가운 현실을 각인시켰다면, 2월은 그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간이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국민은 어떤 자세와 각오로 이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가?
혹독한 1월, 시련의 땅이 된 대한민국이다. 지난 1월,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았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이 마비되었고, 경제 활동은 위축됐다. 영하 17도를 밑도는 혹한 속에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난방비가 폭등했고, 소상공인들은 줄줄이 폐업을 고민해야 했다. 한파 속 길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노점상인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기후만 얼어붙은 것이 아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의 삼중고는 국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었다. 부동산 시장의 경색으로 '영끌' 대출을 감행했던 이들은 이자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청년들은 취업난에 좌절하고, 중장년층은 은퇴 후 불안한 노후를 걱정한다.
정치권의 모습은 더욱 참담하다. 여야는 민생은 뒷전인 채 정쟁에만 몰두했고, 대통령 탄핵 시도와 끝없는 정치적 공방 속에서 국정은 표류했다. 민생 법안들은 국회에 발이 묶였고, 민심은 점점 더 정치권으로부터 멀어져갔다.
2월이 도약의 기회인가 침체의 연장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2월은 겨울의 끝자락이자 봄을 준비하는 달이다. 춘분을 앞두고 대지는 서서히 녹기 시작하지만, 우리 사회의 동토는 쉽사리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대한민국은 더욱 깊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경제 회생이 시급하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으며, 대기업조차 투자를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노동 개혁과 연금 개혁 같은 시급한 현안들은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이 민생을 외면하는 사이,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안보 상황도 심각하다. 북한은 연초부터 도발 수위를 높이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균열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국익을 수호할 수 있을지, 2월은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희망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와 함께 온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우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이겨냈다. 우리 민족은 위기 앞에서 더욱 강해지는 DNA를 가지고 있다. 지금의 시련 역시 우리의 저력을 시험하는 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이제 국민이 모두 적극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정치가 혼란스러우면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아야 하고, 경제가 어렵다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개인의 생존만이 아닌, 공동체 전체의 번영을 도모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감시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체념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저력이 있다.
2월이 지나면 봄이 온다. 그러나 그것이 희망의 봄이 될지, 더 깊은 침체의 연장이 될지는 우리 모두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혹한의 계절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좌절만이 아닌,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단단한 의지여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어떤 2월을 만들어갈 것인가?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시간을 맞이할 것인가? 2월이 왔다. 결단과 실천의 시간이 도래했다. 우리가 모두 희망을 만드는 주인공이 되어야 할 때다.
2025-02-01